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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 그림

떠날 곳도, 머무를 곳도 없는 여인...

 

 

바동거리는 빗줄기가 머리카락 사이로 침입하려 애쓴다.
추적거리는 빗줄기가 볼 위를 훑으려 타울거린다.
미끄덩거리는 빗줄기가 신발자락에 매달리려 안달한다.

상사의 매몰찬 비아냥거림이,
연인의 비정한 이별이,
친구의 야박한 거절이
빗가락에 맞춰 둔탁하게 기차역 바닥으로 떨어진다.

내팽겨진 여행 가방은 시리게 살결을 쓰다듬고,
구겨진 옷매무새는 알싸하게 가슴을 매만지고,
망가진 손톱은 얼얼하게 심장을 움켜지지만,

떠날 곳도, 머무를 곳도 없는
여인의 흔적은 절망의 신음소리를 길게 내지르며
소용없는 우산을 마지막 희망처럼
간절하게 붙든다.

이미 폐쇄된 기차역은
떠나버린 사람으로 낡고 피폐해졌는데
떠날 곳도, 머무를 곳도 없는
여인의 자취는 아무도 없는 정거장속에서 박혀
볼품없는 하나의 그림이 된다.

 

<글. 나비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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